대니와 나는 경인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David & Danny’s column 필진 중 한명이자 오랜 친구이기도 한 Tony의 문병을 가는 길이었다.오래간만에 두 사람에게 허락된 시간동안 컨텐트,미디어,그리고 수익모델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인터넷을 매우 중요한 미디어로 분류하곤 하지만 아직까지 인터넷은 미디어의 가장 끝 단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영화 배급에서도 그렇고 미디어가 갖는 수익구조에서도 인터넷이라는 미디어는 다른 미디어에 비해 매우 열세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사람들의 eyeball을 붙잡는 시간이 점차 늘어나고,전체 미디어 중 인터넷이 갖는 eyeball이 커질수록 인터넷 미디어가 가져가는 수익구조도 좀 더 풍성해 질 것이다.
메릴린치의 2001년 3월 보고서를 보면 미국 내 전체 미디어 중 인터넷이 차지하는 eyeball이 9~10%정도인데 전체 광고비 중 인터넷 미디어에 투여 되는 광고비는 2~2.5%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2002년부터는 인터넷 미디어의 광고 수익률이 20%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있다.
그러나 고객과의 ‘Billing Relationship’이 어색하기만 한 인터넷 미디어가 그것도 자주 끊길 뿐만 아니라 화질이나 편안함이 TV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열악한 환경을 제공하면서 고객의 호주머니를 열게 한다는 것은 eyeball의 증가만으로는 여전히 인터넷 미디어의 고질적인 수익구조가 해결될 수 없음을 암시하고 있다.
팀 버튼 감독 등 일부 선구자들의 시도가 간헐적으로 있어 왔지만 허리우드 블록버스터는 여전히 영화관>비디오(케이블)>DVD>TV순으로 유통흐름을 가져가고 있으며 인터넷은 일부 성인 물을 제외하고는 유통흐름 끝자리에 겨우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음이 현실이다.
컨텐트를 통한 수익구조가 개선되지 못한다는 것은 인터넷 미디어의 앞길이 결코 밝지 못하다는 말이고 AOL같은 subscription 모델을 갖추지 못한 대다수의 인터넷 미디어들의 종말론이 점차 현실이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인터넷 미디어가 Billing Relationship이 확보된 케이블과의 통합으로 다양한 가격 패키징을 통해 수익구조를 만들어 갈 것이라는 예측도 대단히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그림이나 이것 역시 인터넷 미디어를 하나의 PP로 밖에 보지 않는 상황에서 서로간 충분히 만족할만한 그림이 그려지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인터넷 미디어가 기존 미디어와 똑 같은 방식으로 컨텐트를 생산하고 유통한다는 가정으로만 접근할 경우 여지 없이 하부구조 기능으로 밖에 존재할 수 없다면 우리는 좀 더 다른 방법으로의 접근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하는 의문을 가져볼 수 있겠다.
즉,’쌍방향과 네트워크’라는 두 가지 핵심 역량을 극적으로 승화시켜 고객의 미디어 소비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고 이를 통해 인터넷 미디어로서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는 뭔가 다른 노력을 과감히 전개할 필요가 있지 않는가라는 의구심 말이다.
여기서 지난 2월, Phoenix에서 열린 Demo 2001 Conference에 소개된 새로운 형태의 컨텐트인 Majestic을 소개하고자 한다.
Majestic은 스포츠 게임의 대명사로 알려진 EA의 최신 프로젝트 명으로 쌍방향과 다양한 디바이스의 결합,그리고 네트워크의 특징을 십분 발휘한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게임이다.
어느날 갑자기 당신의 전화기가 울린다.전화기를 드는 순간 다급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누군가 문을 부수고 들어 왔어요!,도와 주세요!”당신은 전화를 끊고 웹에 접속해 무언가 단서를 찾기 시작한다.
실제로 전화기가 울리고,팩스가 전송되어 오고,게임 안의 캐릭터가 AOL 인스턴트메신저를 날린다.당신은 Majestic에 참가하는 다른 플레이어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새로운 단서를 얻을 수 있다.물론 잘못된 단서에 속아 넘어갈 수도 있다.
Majestic은 기존의 게임처럼 달리거나 총을 난사하는 일이 없다.3D 배경도 없고 라라 크로프트 같은 캐릭터도 없다.대신 자신이 주인공이고 실제 상황이 게임의 배경이 된다.양들의 침묵에 나오는 조디 포스터나 X-Files의 멀더 요원처럼 플레이어는 현실과 게임을 넘나든다.
이처럼 Majestic은 정해진 하나의 스토리라인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갈림길에서 플레이어의 순간순간 선택에 따라 다른 경로를 타고 흘러간다.게임을 기획하는 EA의 프로듀서들조차 이 게임이 정확히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하기 곤란하다고 말한다.
Majestic 프로젝트에 참가한 사람들은 비디오게임의 베테랑들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토이스토리로 잘 알려진 Pixar,그리고 모바일 연동 기술을 훌륭하게 구현한 Sentica의 SenticaXchange wireless platform software도 포함되어 있다.
Majestic의 첫 시즌은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두 번째부터는 정액제로 사용하게 된다.첫 게임에 참여한 플레이어에게 다음 시즌에 참여할 것인가를 묻는 방법도 우리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다가온다고 한다.
”You play you. Majestic 프로젝트의 이 슬로건은 어찌 보면 인터넷 미디어에 종사하는 우리들에게 인터넷 미디어의 기획 방향의 본질을 넌지시 던져주고 있는 것 같지 않는가? 2001-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