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net Entrepreneur에게 보내는 편지

그 동안 Davidndanny.com column에서 다룬 다양한 인터넷 분야의 전문 정보와 견해들에 덧붙여, 필자는 폭풍우 속을 헤치며 항해하는 Internet Entrepreneur에게 함께 고민할 화두를 던진다.

Internet Entrepreneur 들에게,

여든 여덟의 나이를 米壽라 한다.한 톨의 쌀알이 만들어지기까지 88번 농부의 손을 탄다는 얘기인데, 하물며 기업이야 어떻겠는가. 인터넷이라는 이름 달고, 돈과 사람만 있으면, 1-2년 사이에 시가총액 천억대의 기업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던 Gold Rush에서 이제는 서서히 깨어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다.

모두들 풍년의 꿈으로 모를 심고 나니, 바짝바짝 물이 마르기 시작하는 것이다. 농부는 물 펑펑 쓴 걸 후회하고, 더 못 받아 논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땅 주인은 농부가 원망스럽기만 하고….지금은 신세한탄 보다는 모 심던 마음으로 ‘근본’을 돌아볼 때이다.

첫번째 편지,간단명료함의 미학 – it’s time for the clarity

It’s time for the clarity. 모 외국컨설팅회사의 광고문구다.1년 동안 필자가 접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터넷 사업계획서는 1천3백 개. 이들 대부분이 25-35 페이지의 분량이다.

작성요령을 알려주는 여러 사이트와 벤처 자금조달 관련서적, 또는 수천만원을 받고 대신 써주는 대행사까지 다양한 정보원을 통해 작성된, 묵직한 사업계획서들이 투자심사자의 관심을 이끌어 내려고 애를 쓴다.

그러나, 투자심사자는 정답을 모르는 상태에서, 이미 너무 많은 답안지를 보아왔다. 그들이 원하는 건 간결한 답안지다. 즉, 간단명료하지만, 자신을 끄는 무언가를 아주 짧은 시간에 찾고 싶어한다. 당신이 이리저리 짜집기한 두리뭉실한 사업계획은 순간 거대한 쓰레기 집합소처럼 보일 수 있다.

간단명료함의 미학! 그 배경은 단순하다. 인간은 신이 아니고, 자원은 한정되어 있다는 상식이 바로 그것이다. 투자심사자는 입증불가능한 상태에서 무엇이든 잘 할 수 있다는 말을 어느 것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말과 동일시 한다.

각설하고, 여러분의 사업계획서를 앞에 펼쳐 놓고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기 바란다. “나의 비즈니스 영역은 어디인가?,3년 후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

간단명료하게 떠오르지 않으면, 눈을 감고 다음과 같은 상상을 해보자. 여러분은 보물을 찾아 항해를 떠나는 보물선 선장이다. 제대로 된 지도를 본적도 없고, 3년 안에 보물이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없다면 당연히 항해는 떠나지 말아야 한다.

이리저리 꼬인 복잡한 지도를 가지고 이미 항해를 떠난 분들도 더 큰 피해 전에 즉시 회항하여 하선함이 훨씬 현명하다. 여러분도 지금 자체 제작된 지도를 차분히 살펴보심이 어떠하신지.

두 번째 편지, 현실성 있는 수익모델 – Quest for profit

기업가의 경영활동이나 자본가의 투자활동은 사회봉사활동과 출발선이 틀리다. 투자자는 기업이 번 돈을 바탕으로, 배당을 받거나, 투자기업의 가치가 증가하여 자본이득을 기대하게 된다.

태생적으로 이들은 수익을 추구하기 마련이다. 한국에서 1999년부터 서서히 불기 시작한 인터넷기업에 대한 투자열풍은 묻지마 현상을 가져왔는데, 2000년 상반기를 거치며, 시장의 급락과 함께 수익모델을 금과옥조로 삼는 낯 간지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제서야 스스로의 본성을 깨달은 것일까?

그러나, Yahoo를 보자. 손정의는 투자 초기에 수익모델을 고민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트래픽의 폭발성을 담보로 인터넷 비지니스의 발전가능성에 도박을 건 것이다. 그에게는 초기 인터넷시대에 비즈니스로의 발전가능성에 대한 신념이 있었다.

초기 인터넷기업은 수익모델이 존재할 수 없었다. 인터넷의 본질인 개방성, 확장성, 공유의 정신에 따라 자그마한 모니터로 사람들의 eyeball을 집중시키는 정도였고, 그 당시 상업적 가능성은 new media기능과 community정도였다. 이후 기술적 진화와 아이디어의 첨가에 따라, communication, commerce가 더해지는 양상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인터넷방송국 trumong의 주연배우 강아지까지 인터넷을 안다. 초창기 인터넷 전도시대를 지나면서, 당신만의 아이디어라고 비밀보장각서를 요구하는 인터넷 사업계획은 동시대에 접수된 옆집사람의 그것과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신이 도박을 걸만한 때묻지 않은 신선한 사업계획을 갖고 있다면, 당당히 주장해라, 나는 수익모델을 추구할 단계가 아니라고. 그렇지 않다면, 핵심적인 수익의 현실적인 목표치를 제시해라.

심사담당자는 최근 1주일 사이에 접수된 사업계획서의 내년 광고매출 목표치만 합계해도 내년 총시장 규모를 능가한다는 비현실성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당신의 사업계획이 몽상이 아니고 실현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은 펀딩을 위한 강력한 무기가 된다.당신의 사업계획에 수익모델이 핵심요소라면, 비지니스 현실을 무시한 죄과로 부과되는 70%의 discount와 뛰어난 현실감각으로 수여되는 100%의 신뢰성 중 무엇을 택하겠는가.

세 번째 편지, 인터넷 이전에 인간이 있다 – What you understand, what you get

비즈니스를 인간에게 재화와 서비스를 파는 것이라 이해하면, 성공의 출발점은 바로 인간에 대한 이해이다.그 부분집합인 인터넷 비즈니스 또한 예외가 될 수 없다. 잘 나간다는 인터넷 전문가나 엔지니어가 성공적인 인터넷기업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성공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항상 출발점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알고 가려운 데를 긁어 주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가상의 공간에 의지한 인터넷 비즈니스는 대면접촉과 달리 communication의 강도가 떨어지고, 피드백에 시간이 걸리며, 행동패턴을 해석할 수 있는 정보가 제약적이다.

또한 기술에 의존도가 높을수록 인간소외가 심각해 질 수도 있다.실시간, 쌍방향성, 데이타베이스 등이 인터넷기업이 고객과의 관계에서 강조하는 키워드들이지만, 고객만족의 출발점은 이보다는 더 감정적이며, 직접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어떤측면에서 B2B의 부각은 일반소비자보다는 알기 쉬운 확실한 목표고객, 즉 기업이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평균적인 고객의 일상을 상상해 볼 수 있는가? 당신의 제품이나 서비스는 어떤 효용을 그들에게 제공해 주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책을 뒤질 필요는 없다. 거리로 나가 쇼핑을 하고, 영화를 보고, 친구를 만나고, 여러분의 일상을 즐겨라. 지근지근 아픈 머리로 쳇바퀴 돌듯이 일상을 돌리지 말고, 한발 떨어져 즐거운 마음으로 인생을 바라보자.

물론 Internet Entrepreneur라면 뛰어난 관찰력이 요구된다. 이때, 당신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고, 그 만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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