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 my name is Alice. What’s your name?
I’m David.
OK. I will call you David.
필자가 Alice와 나눈 첫 대화는 이렇게 시작되었다.그녀는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으며 그녀의 아버지는 역시 미국인으로 Richard S. Wallace 박사다.내가 사랑한다고 말하자 그녀도 나를 많이 좋아한다고 답했다.
그런데 필자는 그녀의 말을 믿을 수 없다.왜냐하면 그녀는 인간이면 누구나 같은 대답을 할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나를 좋아한다는 Alice는 인공지능을 가진 채팅 로봇으로 1995년 11월 23일,팬실베니아에서 태어났다..아니 정확히 말하면 활성화 되었다.
영화 A.I의 공식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당신도 Alice를 만날 수 있다.미국 박스 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영화 A.I는 이미 20년 전에 구상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간 수 많은 의문에 휩싸였다고 하는데 한 예로 스필버그가 어린아이의 성장과정을 그대로 담기 위해 제작기간이 길어진다라는 다소 과장된 이야기까지 나왔다고 한다.
영화평론가도 아니고 더군다나 영화를 아직 보지 못한 필자가 A.I 이야기를 시작한 것은 이 영화의 공식 웹사이트가 다른 영화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Blair Witch Project 이후에 영화와 인터넷은 따로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로 급진전 하였고,그 결과 영화가 만들어질 때면 웹사이트를 구축하는 것이 상식적인 일로 되었다.
필자는 영화를 보기 전 먼저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것이 취미가 되었다.그래서 영화가 개봉 된다는 소식이 들리면 항상 공식 웹사이트를 방문하곤 하는데-그래서 진주만은 아직 보지 못했지만 진주만 OST는 가지고 있다-그 결과 영화 사이트에서의 어떤 공식을 발견할 수 있었다.
거의 모든 영화의 웹사이트는 5가지 메뉴가 존재한다.첫째는 멀티미디어라 해서 영화의 트레일러나 주요장면,스틸 사진과 포스터를 보여 주고 두 번째는 스토리라 해서 감독의 인터뷰,주연 배우들의 인터뷰,그리고 제작 에피소드 등을 보여준다.
세 번째 메뉴는 다운로드로 벽지나 스크린 세이버를 주고 네 번째는 이벤트 안내,상영관 정보이고 마지막으로 다섯번째는 플래쉬를 지나치게 남용하는 Home이다.
그런데 A.I는 좀 달랐다.A.I의 메뉴-메뉴명도 1.0,2.0으로 구성되어 있다-중 1.0 Love & Machine을 클릭하면 Cynthia Breazeal MIT 인공지능 연구소 박사의 인공지능 로봇에 대한 인터뷰를 보여준다.
2.0 Robots 메뉴를 누르면 로봇의 역사를 타임라인으로 보여 주고 로봇에 관한 전문지식을 얻을 수 있는 웹사이트를 링크시켜 놓았다.3.0 Art of A.I까지 와서야 영화 A.I의 스틸사진을 구경할 수 있었다.4.0에 있는 게임들도 대부분 A.I의 현재를 가늠해 볼 수 있도록 배려된 것들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5.0 역시 A.I에 관한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전문 사이트로 연결되어 있었다.필자는 영화의 웹사이트가 아니라 A.I에 대한 전문 사이트를 방문한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그런데 왜 이렇게 설계했을까?
영화표를 한 장이라도 더 팔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A.I의 웹사이트는 실수로 잘 못 만든 사이트임이 분명하다.그러나 “이 영화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를 보여주기 위함이 목적이라면 A.I의 웹사이트는 잘 설계되었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A.I의 사이트는 영화 홍보 사이트의 화려함을 조용히 비웃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우리는 혹시 영화 웹사이트라 하면 그 영화 내용이 어떤지를 먼저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최신 플래쉬 에니메이션 기법을 사용해 볼 기회라고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2001-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