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About.com

초창기 인터넷이 태동할 무렵,야후!라는 독특한 이름을 사람들은 기억하기 시작했다.

야후는 광대한 정보소스에서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막강한 영향력을 갖기 시작했고,지금은 인터넷을 모르는 사람도 야후!는 알 정도로 이미 우리네 환경의 일부로 자리잡아 버렸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수많은 검색엔진 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모두들 ‘야후!타도’를 외치고 있을 때 뉴욕의 작은 사무실에서는 야심찬 계획이 진행되고 있었으니 바로 About.com의 효시인 miningco.com의 탄생이었다.

Miningco.com은 검색엔진의 미래를 이미 간파하고 있었다

1996년 6월,워너 커뮤니케이션과 Prodigy를 거친 Scott Kurnit와 그의 동료 Bill Day는 광대한 네트워크에서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을 파낼 수 있는(mining)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miningco.com을 설립하게 된다.

이들은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자동화된 로봇이 찾아주는 불특정 다수의 정보가 아니라 사람의,그것도 전문가의 견해가 반영된 소수의 정보가 훨씬 더 의미 있다는 것을 일찍 깨우쳤다.한마디로 전문가의 손길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의 니즈를 간파해 사업화 했던 것이다.

About.com의 성공

About.com은 미디어 매트릭스 2000년 2월 통계 순위 10위에 링크 되어 있고,99년 총매출액이 2700만 달러에 이르며,직원 수 300명,전문 가이드 700명을 보유한 거대 인터넷 기업으로 성장했다. 2000년엔 9000만 달러라는 막대한 매출을 예상할 만큼 말이다. 그럼,About.com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1.인터넷에 가장 잘 어울리는 모델

인터넷의 덕목인 정보의 공유를 통한 지(知)적 평등에 이처럼 잘 부합되는 모델이 또 있을까?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되는 집안’들이 갖는 공통적인 특징은 바로 <정보의 공유>라는 기본속성을 최대한 활용해 비즈니스로 연결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2.철저한 전문 가이드 관리

About.com의 핵심 경쟁력은 바로 전문 가이드에서 나온다.
이 전문 가이드들은 유니크 한 컨텐트를 생산할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를 이끄는 리더 역할을 함께 수행한다.

그만큼 About.com의 전문 가이드 관리는 철저하다.전문가이드 선정은 픽업과 지원의 형태로 이루어 지는데 픽업은 About.com의 75명의 전문 스텝이 각 분야의 베스트셀러를 펴낸 저자나 전문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About.com의 전문 가이드가 되어 달라고 설득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지원은 스스로 전문 가이드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지원서를 받은 후 심사를 통해 이루어 지고 있다.물론 각 분야에서 스스로 전문가임을 자부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미성년자는 전문 가이드가 될 수 없다).

이렇게 선별된 전문 가이드 후보들은 16주간의 교육과정을 거치도록 되어 있다. 물론 교육은 네트워크로 이뤄지는데 이 버추얼 트레이닝 프로그램의 핵심은 명확한 답변을 제시하는 가이드라인과 포럼을 이끌어 가는 방법,그리고 홈페이지 구축에 대한 교육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과(About.com은 이것을 졸업이라 부른다)하지 못하면 제 아무리 유명인이라 해도 About.com의 전문 가이드가 될 수 없다.

전문 가이드 후보 중 25%정도가 무사히(?) 졸업을 한다고 하니 이들이 전문 가이드에게 얼마나 많은 공을 들이는지 짐작할 수 있다(졸업은 주마다 이뤄지는데 만약,한 분야에 대해 복수의 지원자가 있다면 그 중 가장 성적이 우수한 1명만이 전문 가이드가 될 수 있다).

자,졸업을 하게 되면 그만큼 보상이 주어진다.

첫째,수익을 공유하는데 About.com의 전체 광고 수익 중 30%가 전문 가이드에게 할애된다. 수익을 배분하는 방법은 About.com의 전체 트래픽 중 전문 가이더의 사이트 트래픽 수에 비례한다. 예를 들어 전체 트레픽의 3%를 점유하는 트래픽을 보였다면, About.com의 전체 광고수익 30%중의 3%를 받게 되는 것이다. 탑 클래스의 전문 가이드가 되면 월 15000불(약 1800만원) 정도의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

두 번째,독점권을 인정 받는다.

새로운 가이드 후보는 이미 존재하는 주제를 선택할 수 없다.(대신,선택된 전문 가이드는 다른 사이트에서 활동할 수 없다) 이것은 전문 가이드의 독립영역을 확실히 인정해 줌과 동시에 About.com의 전문성이 수평적으로 희석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셋째,가장 최적화 된 사이트 운영방법과 다양한 툴을 제공 받는다.

전문 가이드가 되면 자신의 사이트에 필수적으로 채팅 등 커뮤니티 툴을 붙여야 한다.사실 돈들이지 않고 이러한 툴을 제공 받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디자인,운영방법 등에 대해 전문가의 교육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받는다.

넷째,강력한 프로모션의 기회를 얻는다.

About.com은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대단히 많은 방문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About.com의 전문 가이드가 되면 전문 가이드의 Self-Promotion은 물론,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도 덩달아 프로모션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전세계 수많은 경쟁자들(현재 20개국의 전문 가이드가 활동하고 있고,일주일에 전문 가이드를 지원하는 사람의 수가 백 명이 넘는다고 한다) 중에서 선택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프라이드와 공신력을 얻을 수 있음은 물론이다.

3.대단히 매력적인 광고 매체

광고주는 About.com의 세분화 된 주제별로 광고를 게재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효과적인 매체집행을 경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노트북 페이지에서는 인텔이나 델 같은 광고가,성생활과 관련된 페이지에서는 비아그라나 속옷 광고 등을 집중 노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단순히 검색된 페이지만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풍부한 목차와 관련된 아티클을 함께 뿌려주기 때문에 유저들의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고,이것은 검색엔진 사이트보다도 높은 광고효과를 보장하는 근거로 작용한다.(99년 4반기 CPM당 29달러)

4.풍부한 컨텐트를 E-Commerce로 연결

About.com에서는 직접 주문,접수,배달을 행하고 1~2%의 수익을 남기는 E-Commerce는 하지 않는다.대신,전문가를 활용한 수익배분 프로그램을 활성화 시킴으로써 수익을 발생시키고 있다.

자신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해 주는 전문가가 추천하는 제품/사이트라면,물건만 진열해 놓은 사이트보다 높은 신뢰도를 보이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최근에는 Vstore와 제휴하여 개인사업자에게 임대하는 사업도 벌이고 있다(About.com이 브랜드를 빌려주고,Vstore가 결재 대행을 하는 형태).

About.com,몇 안 되는 인터넷 금광 중 하나

우리가 인터넷 비즈니스를 논할 때 ‘컨텐트의 매력도(고객 유도)>커뮤니티 형성(고객 로열티 증가)>커머스로의 자연스런 유도(고객 프로파일의 효과적 활용)’를 정석으로 말하곤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역시 ‘고객 로열티의 확보’ . 그리고 ‘고객 로열티 확보’에 있어 가장 어렵고 핵심적인 부분이 바로 유저로부터 자발적으로 컨텐트를 생산케 하고,그것을 기존의 컨텐트와 융합 시키고 순환되는 고리로 만드는 일이라고 볼 때 About.com은 오직 유저에 ??한(전문 가이드도 결국 유저),유저를 위한(서비스를 이용하는) 유저의 컨텐트(이 두 가지가 커뮤니티로 묶이는)를 반복적으로 생산해 내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인간이 살아가는 거의 모든 주제를 망라해서…About.com은 이미 그 태생부터 몇 안 되는 인터넷의 금광 중 하나로 태어났는지도 모르겠다.

About.com,국내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

이 시점에 도착했을 때 필자는 혼란스러웠다.About.com은 단순한 모델이 아니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About.com모델이 성장하기 위해선 몇 가지 전제조건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그 조건이 단순한 물적자원에 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이 해답을 풀기 위해 David & Danny의 필자들과 상의하기로 마음 먹었다. 과연 About.com같은 모델이 국내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결론은 아직 이르다라는 것으로 모아졌다.

David & Danny의 필자들은 몇 가지 중요한 이유로 이런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는데-

첫째,자기가 갖고 있는 정보를 남과 공유하는 문화에 우리는 매우 보수적이며,둘째,공유한다 해도 그것을 컨텐트화(지식을 DB로 축적 시키는) 하는 기술이 서툴고,셋째,정보를 제공받는데 대한 비용개념이 성숙되어 있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던 것은 우리사회의 ‘장인정신의 실종’이었다. 조만간 일본에도 About.com이 생길 것이라는 소식이 들린다.’한 분야에서 10년을 일하면 책을 낸다’는 일본인.몇 대에 걸쳐 우동 집을 경영한다는 일본인.

그 일본에 About.com이 국내보다 먼저 상륙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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