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눈에 띄는 광고가 하나 있다.”난 왜 이렇게 좁은 땅덩어리에 태어났을까?,..그래서 인터넷을 생각했습니다,..Korea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로 카피가 연결되는 두루넷 광고.아니 두루넷의 새로운 그랜드 허브 브랜드인 ‘코리아’ 광고가 그것이다.
몇 달 전,54억원 도메인의 주인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도메인 해킹사건으로 또 한번 유명해진 코리아닷컴은 요사이 본격적인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이 광고는 일단 성공적으로 보인다.특히 올림픽이라는 특수를 타고 애국심을 자극하는 카피는 우리의 가슴을 슬며시 지피기 충분하다.
한편,코리아닷컴이라는 제목의 소설도 요사이 인기를 얻고 있다.닷컴 기업의 침체,코스닥 붕괴의 싯점에서 ‘코리아닷컴’이라는 명제가 우리에게 미치는 파장은 의미심장하기까지 하다.오늘의 컬럼은 바로 코리아닷컴에 대한 이야기이다.
코리아닷컴 프로젝트
바로 내일 모레인 9월 26일,정식 출범을 앞둔 코리아닷컴은 다 아시겠지만 두루넷의 사활을 건 대형 프로젝트다.일단 투여 되는 물량 자체가 엄청난 것인데,서비스 개시와 동시에 500대의 서버를 가동하고 65테라 바이트의 저장 용량을 확보해 500만명의 회원이 사용해도 충분할 만큼의 하드웨어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투여 되는 자금도 대단한 수준인데,도메인에만 54억을 이미 사용했고,2004년까지 2000억원의 자금을 투여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이 중 40%를 2001년 중반까지 집중한다는 계획이다.실로 대단한 자본력이다.
코리아닷컴의 서비스 내용을 살펴보자.먼저 기존 두루넷 사용자들은 코리아닷컴으로 흡수된다.이에 따라 이메일 주소도 ID@korea.com으로 변환된다.
그리고 각각의 채널이 channel.korea.com의 종속 도메인을 갖는데,이것은 마치 internet.com이나 4everything.com과 같은 방식이다.즉,게임 채널은 game.korea.com도메인을 부여 받는다.
코리아닷컴의 서비스-두루넷 홈페이지에 나타난-는 크게 커뮤니티 서비스와 채널 서비스로 나눌 수 있으며 다시 커뮤니티 서비스는 친구 찾기,이메일,개인 BBS 서비스로 구성되며,채널 서비스는 뉴스,음악,만화,방송,영화,자료실,교육,게임으로 구성된다.
두루넷 페이지에 게시된 서비스 내용만을 가지고 서비스를 추측해 본다면 아마도 기존의 두루넷 서비스+나우누리 서비스를 적절히 믹스해 놓은 것으로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즉 동영상과 컨텐트가 적절히 믹스된 서비스를 맛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코리아닷컴,과연 성공할 것인가?
닷컴의 성공을 이야기하는 기준은 여러가지겠지만 포탈로서의 기준은 일단 회원 수와 트래픽이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즉,코리아닷컴의 성공을 메이저 포탈의 회원 수,트래픽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ISP로 두루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2000년 7월 510,000명으로 나타나고 있고,나우누리 가입자 약 1백20만 명을 합치면 총 회원 수는 약 170만 명 정도로 계산된다.
나우누리와 두루넷을 합쳐서 계산하는 것은 이들이 이미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코리아닷컴의 출범과 함께 이들 서비스 가입자들은 자연스럽게 코리아닷컴 회원으로 가입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이트 방문자 수로 따져 보면 나우누리+두루넷을 합치면 약 200만 명 정도로 나오게 되는데(나우누리 자체 브라우저 접속자는 제외,인터넷 매트릭스 최근 1주 통계),이는 약 20위 권에 해당된다.
물론,이는 현재 나우누리와 두루넷에 접속하는 사람들이 코리아닷컴에 그대로 흡수된다는 가정에서 나온 것이고 한 조사기관의 수치에 불과하며,중복 방문자나 가입자를 감안하지 않은 수치다.
코리아닷컴에 대한 포탈들의 반응은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은 존재’로 정리되고 있다.왜냐하면 이들이 본격적인 포탈로 올라설 수 있을 정도의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표면적으로 나타난 서비스 내용으로 보나 기존의 두루넷의 매끄럽지 못한 비즈니스 경력으로 보나 코리아닷컴이 야후,라이코스,다음 같은 메이저 포탈들과 경쟁을 한다는 것은 그들의 희망사항으로 끝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닷컴 성공전략-코리아를 최대한 활용하라!
필자가 제시하는 성공전략은 한마디로 코리아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인데 하나는 회원유치에 관한 것이고,다른 하나는 수익모델에 관한 것이다.그런데 이 두 가지 모두 ‘코리아’라는 이름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회원유치 전략으로 가장 먼저 할 것은 바로 홈페이지 서비스다.내가 만약,코리아닷컴의 사장이라면 우선적으로 홈페이지 서비스에 집중할 것이다.물론 홈페이지 서비스는 웬만한 포탈들은 이미 다 하고 있다.
그러나 코리아닷컴의 홈페이지 서비스는 단기간에 엄청난 회원 수를 몰고 올 확률이 매우 높다.상상해 보자.내가 만든 홈페이지가 id.korea.com이라는 도메인을 갖는다면 얼마나 폼 나는 이름인가?
홈페이지 서비스를 우습게 보지 말라.실제로 wo.to,x-y.net 등의 사이트들은 /~id를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인터넷 통계 사이트를 방문해 보면 이들 사이트가 보이는 트래픽은 왠만한 대형포탈보다도 훨씬 높다)
FTP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며 무료계정을 다른 포탈보다 높게 제공하고,홈페이지와 홈페이지를 연결시키는 커뮤니티 전략을 구사한다면 의외로 쉽게(?) 엄청난 트래픽을 보장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코리아를 대표할만한 스타들-에게 name.korea.com을 우선적으로 부여하여 코리아닷컴 사이트에서 활동하도록 만든다.
유저들은 스포츠 채널에서는 하일성.korea.com,게임 채널에서는 쌈장.korea.com등의 사이트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고,다른 포탈에서는 맛볼 수 없는 전문적이고 인터랙티브한 서비스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코리아닷컴의 또 하나의 강점은 바로 IDC센터와의 연동인데,이것은 온라인으로 자체 진출하기 어려웠던 오프라인 기업들을 좀더 쉽게 끌어 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그런데 단순히 유리한 도메인을 분양 받고자 오프라인 기업들이 합류하지는 않을 것이다.
도메인의 강점과 네트워크 운영능력 뿐만 아니라 유연한 전자상거래 구축 시스템,객관적인 광고 분배 솔루션,무엇보다 개인화 된 CRM 솔루션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즉,회원들에게 단일 아이디로 패밀리 쇼핑몰을 이용하도록 하고,통합된 마일리지를 부여함으로써 전자상거래를 활성화 시키며,회원들의 구매성향에 대한 정교한 수치를 네트워크로 패밀리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고안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패밀리로 참여하는 기업들에게는 유연하고 독립적인 쇼핑몰 운영이 가능하도록 XML기반의 쇼핑몰을 제공하고,코리아닷컴은 마케팅과 광고분배를 담당한다.이를 위해 리얼미디어,DMS와 같은 회사들과 공조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네트워크화 된 구매성향 DB는 오프라인 기업이나 온라인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만들어 가기 힘든 부분이지만 이상적으로 매우 강력한 툴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상적인 허브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즉,카테고리 킬러 순위권 안에 진입한 기업 중 자체적으로 키워 나가는 것보다 코리아 패밀리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기업들에게 더 이득을 줄 수 있는 곳으로 인식 되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유연하고 서로 실익이 되는 네트워크가 제대로 가동 된다면 코엑스센터 온라인을 운영해 주기 바란다.그래서 공동 마케팅을 통한 외국과의 B2B로 발전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이러한 필자의 주문은 어찌 보면 대한민국 정부에 해야 할 것인지도 모르겠다.그러나,인터넷 기업의 도산과 경기 침체,우울한 닷컴 전망을 등에 업고 태어나는 코리아닷컴은 단순히 얄팍한 국민정서를 이용하려 하지말고 뭔가 의미 있는 닷컴기업의 역할을 수행해 주어야 한다.그것이 우리가 ‘코리아’를 사랑하는 진짜 이유가 되도록 말이다.2000/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