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으실 분; 키노넷 독자 보내는 사람 ; 정성일
영화를 사랑하는 네티즌들에게 보내는 러브 레터
먼길을 돌아서 여기 이 자리 키노 넷에 도착한 사이버 항해사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반깁니다.
우리는 이 자리에서 (5년만에 다시 한번) 키노의 또 하나의 시작에 관한 연애편지를 드립니다. 그러하니 이 편지를 매우 ‘은밀하게’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우선 ‘종이’ 키노를 읽어주셨던 독자 분들에게;
아마도 ‘사이버’ 키노의 등장은 두 가지 감정을 불러 일으켰을 것입니다. 그 첫 번째는 ‘마침내’ 키노도 인터넷에 등장했다는 반가움일 것입니다. 이미 영화에 관한 많은 사이트들이 있고, 적지 않은 영화잡지들이 오래 전에 사이트를 개설하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저희 키노도 인터넷 사이트에 매우 제한적인 정보를 제공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본격적으로 새로운 시장(!)에 뛰어든 것은 일종의 질적 전화를 이루고 있는 셈입니다.
이미 많은 독자 분들이 키노 사이트가 개설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었고, 우리들도 과연 키노 사이트를 만드는 것이 혹시나 시장 안에서 우리들의 정신을 잃는 것은 아닌가에 대해서 수차례 자문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종이’ 키노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이제 독자와 만나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여야 했으며, 우리들은 새로운 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여야 했습니다.
바로 그런 의미에서 두 번째 감정은, 키노도 ‘기어이’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었다는 의심일 것입니다. 우리들은 종종 많은 ‘종이’들이 그들의 정보만을 제공하고, 그것으로 어떤 사이트를 만드는 지에 대해서 눈감고 있는 많은 예를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것은 정보를 팔고, ‘종이’의 이름만을 빌린 매우 무책임한 사이트들의 ‘亂’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근심도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우리들은 그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오랜 기다림은 그 책임감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기어이’라는 느낌을 ‘과연’이라는 인정을 끌어내도록 정말 열심히 할 것입니다.
적어도 매달 (부록도 없는 주제에 이렇게 늦게 내고, 그러면서도 계속 뻔뻔스럽게 기다려달라고 부탁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참고) 키노와 만나는 독자 여러분들이 항상 즐거운 마음과 두근거리는 기대감으로 접속하는 사이트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 다음. ‘종이’ 키노를 알고는 있지만 그저 구경만 하다가 저희 사이트를 찾아오신 항해사들에게;
먼저 저희가 궁금한 것은 여기 처음 찾아오신 네티즌께서 키노에 대한 어떤 인상을 갖고 계신지 정말 궁금합니다.
만일 키노는 지나치게 영화를 진지하게 다루고, 읽고 있노라면 골치만 아프고, 쉽게 별점이나 보면서 주말에 애인과 볼 영화를 결정하려 하는데 온갖 감독 이름을 들먹이며 괴롭히고, 도무지 배우 이야기는 거의 볼 수가 없고, 게다가 영화는 그저 구경거리에 지나지 않는가라고 생각한 자신에 대해서 잔소리나 해대는 지겨운 잡지라고 생각하신다면, (게다가 그런 생각을 바꾸실 생각이 추호도 없으시다면), 제발 부탁드리옵건대 통신비를 절약하기 위해서 빨리 다른 사이트로 ‘탈출’하시기 바랍니다.
왜냐하면 저희는 그런 원칙을 버릴 생각이 조금도 없기 때문입니다.그러기는커녕 우리는 좀 더 그 원칙에 충실해질 것입니다. 그 대신 온갖 사이트를 돌아다녀 보아도 영화를 진지하게 다루는 곳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점점 더 자기 주변에서 함께 영화를 이야기 할 친구가 사라지고 있다면 지금 여기 머물러 주십시오.
바로 여기서 당신은 영화에 대해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우리는 여기가 영화에 관한 사랑을 나누고, 서로의 지혜를 배우고, 알지 못하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준 감동을 나누고, 더 나아가 악랄한 영화의 속임수에 대해서 함께 비분강개하며 그것을 몰아내는 연대의 장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우리는 여기서 키노의 ‘인터액티브’한 대화가 시작되기를 희망합니다. 그것은 기꺼이 여러분 한분 한분의 비판을 받아들이겠다는 결심이며, 더 나아가서 더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새로운 키노를 만들어내길 희망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수많은 시행착오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그럼으로써 ‘종이’ 키노와 ‘사이버’ 키노는 서로 형제이며 언제나 의논하는 친구가 될 것입니다. 그것은 결코 쌍둥이가 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될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우리에게는 이것이 새로운 시작이 될 것입니다.
아마도 그것이야말로 이 새로운 대화의 장이 가져온 축복의 장이 될 것입니다. 우리들을 새로운 사업이 가져올 수 있는 성공에 눈멀지 않도록 비판해 주십시오.
그리고 조금이라도 타협의 기미가 보인다면 그것은 이 장의 주인 의식을 갖고 기꺼이 비판의 장에 세워야 합니다.
그렇습니다.여기서 주인은 키노가 아니라 서로 함께 이루어내는 우리라는 사실입니다. 여전히 우리들은 전진(!) 합니다.
키노의 모든 식구를 대신하여 정성일 드림
읽게 만드는 힘
‘컨텐츠’라는 단어를 우리는 너무 남발하고 있다.수많은 웹페이지가 있고,그곳에는 ‘컨텐츠’라는 이름이 붙여진 온갖 쓰레기들이 난무하고 있다. 컨텐츠는 도서관에 수북히 쌓여 있는 먼지 묵은 고서들의 집합이 아니다.그것은 <유저와 함께 호흡하는 정보의 흐름>이다.
‘정성일’님이 쓰신 키노넷의 ‘영화를 사랑하는 네티즌들에게 보내는 러브 레터’를 다시한번 읽어 보자. 이 컨텐츠에는 읽게 만드는 힘이 있다.모니터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
이 힘은 단순히 ‘양질의 컨텐츠’라 불리는 것을 거부한다.이것은 인터넷 비지니스에 있어서 가장 강력한 ‘진입장벽’인 동시에 유저와 호흡하는 진정한 컨텐츠이다.
키노넷의 무한한 발전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