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회사들이 인터넷에 강한 이유는 이들은 본질적으로 사이버 가상사회에서 무엇이 사람들을 중독 시키는가?에 대해 가장 먼저 연구하고 뛰어든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사람들을 중독 시키는 것은 다름아닌 힘과 권능을 부여하는 것이다.
현실세계에서는 불가능한 전지전능한 힘을 부여함으로써 다른 참가자들에게 숭배되는 본능적인 심리를 잘 이용하는 것이다.물론 전지전능한 힘을 부여 받기 위해서는 고된 노력을 통해 특별한 아이콘을 획득해야만 한다.
그런데 게임에서의 아이콘 생김새가 원시화폐와 비슷하게 묘사되곤 한다는 것이다.화폐의 발달사를 돌이켜 보면,원시화폐와 게임 상의 화폐가 같은 의미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장식적,종교적,의례적인 기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게임회사들은 이러한 원시화폐 구조를 적절히 이용할 줄 아는 영리함을 갖고 있다.이런 영리함을 웹서비스에 적용시키는 실험이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대표적인 예가 ‘세이클럽’이 될 것이다.
세이클럽은 원시화폐 대신 현물화폐(명목화폐)를 사용하게 하지만,그것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원시화폐의 기능과 비슷한 면이 많은데,즉 장식적이라는 것이다.장식적인 것이 주는 힘은 예로부터 권력과 부를 상징한다.
세이클럽의 세이캐쉬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을 좀 더 자세히 들여 다 보도록 하자.세이캐쉬로 구입할 수 있는 아이템 품목은 크게 패션잡화,헤어샵,성형외과,매직아이템,게임 아이템으로 분류되며 여기에 유료컨텐트와 게임참가 자격을 구입할 수 있다.역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아이템은 장식과 관련된 것이다.
권능을 의미하는 9가지의 매직 아이템은 인기도를 높이거나(두근두근 심장) 사람 찾기 결과를 100명까지 늘리거나(쌍안경) 플라자 전광판을 예약하거나 게시판 글을 강조하거나 채팅방 입장 시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거나 동호회,채팅방을 강조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무한 부킹티켓은 조건에 맞는 30명에게 1:1채팅을 자동으로 신청해주는 권능(?)을 발휘한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 있는 것은 돈이 많아도 인기도가 없으면 구매하지 못한다는 것이다.마치 퀴즈퀴즈에서 아이큐가 낮으면 구매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그렇기 때문에 인기도를 높이려면 매직아이템에서 두근두근 심장을 구입해야 한다.마치 게임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이 실물화폐는 남에게 선물할 수가 없다.즉,화폐 자체를 교환할 수는 없으나 세이캐쉬와 인기도를 사용해서 친구에게 아이템을 선물할 수는 있다.그런데 과연 이 세이캐쉬가 얼마나 폭발적인 시장반응을 일으킬 것인가?는 여전히 의문시 되고 있다.
필자는 세이클럽이 칭찬 받아 마땅한 친구들이다라고 생각한다.이들은 단순히 환타지 커뮤니티의 접목이라는 의미 외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실제현금을 사용하게 하는 실험을 멋지게 해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필자의 감탄이 그들에게는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왜냐하면 그들에겐 이미 오래 전부터 경험했던 일상일 수 있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