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au 대리점의 변신 그리고 브랜드 저널리즘

2015년 5월 14일 일본의 3대 통신사 중의 하나인 KDDI가 전국의 au매장에서 태블릿을 사용한 음식과 생활용품의 통신판매 서비스 “au WALLET Market”을 2015년 여름에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au의  점포는 전국에 약 2500개가 있다. 월간 방문객이 약 1000만명 정도인데, 대부분은 서비스를 받기 위해 매장 안에서 많은 시간을 대기하면서 기다려야한다. au는 바로 이 점에 착안해서 통신판매를 위한 전용 테블렛을 설치하고 매장내의 담당 점원이 이 테블렛 조작방법을 고객에게 설명하면서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도록 돕는 방식으로 이 서비스를 정착시키겠다는 구상이라고 한다.

우선은 동경의 가장 번화한 도심 지역인 신주쿠 지역에 위치한 4개 점포에서 시작해서 점차적으로 전국 확대를 해갈 것이라는 계획이다. 일본에서 통신사 매장을 이용한 본격적인 통신판매 사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スクリーンショット 2015-05-31 00.02.59

이런 서비스의 시작이 갖는 의미는 표면적으로는 통신사가 보유한 자산인 리얼 공간의 매장을 활용하여 O2O를 묶어내는 생활브랜드로 거듭나고자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느닷없이 통신사가 무슨 통신판매인가 싶기도 하지만, PC나 스마트폰에서 뿐만이 아니라 매장에 가서도 주문을 할 수 있게 함으로서 온라인에서만 판매하고 온라인이나 전화로만 고객을 대응을 하던 것과는 달리, 오프라인의 실제 매장에서도 직접 주문이 가능하고, 나아가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매장에서 대면 대응도 가능하기 때문에 신뢰도 면에서 다른 온라인 온리의 인터넷 판매 사업자나 기타 통신 판매사업자와는 분명한 차별점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전략적인 계산을 가지고 사업과 브랜드 확장을 꾀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인다.

スクリーンショット 2015-05-31 00.03.12

그런데 이번 서비스가 그런 의미만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필자는 이 서비스가 통신사들 간의 서비스 “동기화” 혹은 “동질화”의 악순환에서 탈피하고자하는 KDDI의 고민이 만들어낸 서비스이고 앞으로 더 많이 보게될 통신사들의 “탈 서비스 동기화 전략”의 첫 시발탄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2006년 5월 소프트뱅크가 보다폰을 인수하고 2007년 발표한 “화이트플랜”이라는 공격적인 가격플랜을 발표한 이후 7-8년이 지난 지금의 통신사들은 가격 플랜면에서는 거의 차별점이 사라져버린 상황이다. MNP(휴대전화번호 이동제도)에 보통 위약금으로 물게될 돈을 거의 보장해주는 수준 즉 수만엔 수준의 캐쉬백을 실시함으로서 타사로의 이동이 자유로워지고, 2013년 도코모가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통신사간 단말 차별성도 사라졌다.

그 외에도 계열사들의 통신 상품과의 통합 상품 즉, 집에서 사용하는 인터넷 회선과 스마트폰의 통신 서비스를 하나 가격 플랜으로 패키징한 상품을 통해 차별점을 만드는 것들도 3사 모두가 제공하는 일반적인 것이 되면서 경쟁력 강화란 의미에서 큰 성과가 없어지면서 통신사들의 고민이 깊어진 것이다.

그리고 2015년 5월부터 심카드(SIM Card)록을 6개월만 쓰면 아이폰을 제외한 모든 단말에 대해 해제할 수 있도록 하면서 단말기와 통신플랜 서비스의 디커플링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통신사들은 단말로도 통신상품으로도 차별성을 가지기 어렵게 될 것이고 MVNO시장까지 활짝 열린 환경하에서 불안감이 더욱 커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바로 이런 맥락에서 이번 KDDI의“au WALLET Market”을 보면, 대형 통신3사간의 단말과 요금 동질화가 진행되고 MVNO와의 경쟁이 Sim프리제도의 도입으로 격화되는 과정에서 기존의 휴대폰 매장을 휴대폰만이 아니라 다양한 제품을 판매 정확하게는 구매지원을 하는 장소로 활용함으로서 매장으로의 내방객 증대를 노리고 이를 통해서 새로운 단말이나 통신 상품의 판매로 연결시켜 타사와의 차별성있는 마케팅을 전개하겠다는 전략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이야기의 포인트가 약간 달라지지만, 이번 “au WALLET Market” 발표장에서 주목할 만한 이야기가 하나 더 있었다. KDDI의 “콘시어즈 비지니스 개발부장” 무라모토씨가 au의 전국 2500개 점포에서 “INFOJAR”도 팔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는데 바로 이 이야기가 사실은 꽤 재미있는 이야기다.

スクリーンショット 2015-05-31 00.10.23

スクリーンショット 2015-05-31 00.15.11

INFOJAR라는게 뭔고하니, 쿄코우신문(허구신문, http://www.kyoko-np.net/)이라는 있을 법한 허구를 뉴스의 소재로 삼는 일본의 웹사이트에 얼마전 밥을 하는 시간동안 전기밥솥에 테블랫이 붙어있어서 기다리는 시간동안 유튜브 같은 동영상을 볼 수 있는 INFOJAR라는 아이디어가 소개되었고, 이것을 au미래연구소(http://aufl.kddi.com/magazines)에서 아에 이 아이디어를 구현해서 실제 소스코드를 웹사이트에 공개하고 이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까지 해 놓았는데 이날 무라모토씨는 이 제품을 “au WALLET Market”에서 팔아보고 싶다고 이야기를 한 것이다. 물론 다나카 사장은 “인포자… 그거 위험해, 재고로 쌓여” 라며 단칼에 무라모토씨의 제안을 잘라버리긴 했지만 말이다.

image07

image05

image06

 

image04 image03 image02

필자가 이 에피소드에 주목하는 이유는 au가 “브랜드 저널리즘”이라는 최신의 트랜드에 잘 맞춘 방식으로 고객들과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아래에 소개하는 이미지들에서 확인 할 수 있듯이 au가 정말 진지하게 이 INFOJAR를 개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시도는 근본적으로는 브랜드에 대한 인게이지먼트와 로얄티를 높히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인데, 한국과 마찬가지로 TV광고에서 대표적인 큰 손인 통신사들의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이 상품적인 차별성이 없어져버린 최근의 상황에서 급격히 바뀌어가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좋은 실예가 아닌가 싶다.

한국 역시도 통신사간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격심하다. 이런 상황 가운데서 au의 최근 움직임은 한국의 통신사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통신사가 통신판매라는 카드를 가지고 O2O를 실현하면서 매장에서의 대기 시간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새로운 비지니스 찬스를 만들어내고 또한 이를 발표하면서 브랜드 저널리즘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여 고객에게 차별화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눈여겨 지켜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More from Danny
일본의 공유경제 서비스
2008년 로렌스 레식 하버드대 교수가 “리믹스”란 저서에서 공유경제를 “제품이나 서비스를 여러 사람이...
Read More
Leave a comment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20 + 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