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다음, 그리고 디지털 컨버전스

‘다매체 시대를 맞이하는 종이신문의 미래가 어둡다. 최근 신문사들이 편집(지면)과 판매, 광고 등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앞으로 활로 모색을 어떻게 해갈지가 언론계 안팎의 관심거리다.

종이신문의 신규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는 게 일선 지국장들의 평가다. 거대신문사가 고가경품을 내건 출혈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여기서 찾는 분석도 있다.

수도권의 한 조선일보 지국장은 계속되는 판매부진으로 지국을 내놓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신문의 종류도 많고 이미 볼 사람은 거의 본다. 1∼2년 전부터 신규 한 부를 늘리기가 너무 어렵다.

인터넷의 영향이 가장 큰 듯하다”면서 “주 독자층이 40∼50대로 특히 예비 독자인 젊은 층에게 환영을 받지 못하는 게 걱정”이라고 말했다.

광고시장의 경우는 더욱 열악하다. 지난해 신문광고 총액은 2조200억 원으로 전체 시장의 31.2%를 차지했다. 전년도 대비 지난해 광고점유율 증가를 보면 TV, 신문, 인터넷이 각각 0.8%, 0.3%, 0.5%씩 증가했다(제일기획 미디어전략연구소 ‘2003년 광고시장 전망’).

하지만 올 초부터 얼어붙기 시작한 신문 광고시장이 3월 들어서도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데다 미국의 이라크 침략이 장기화되면서 각 신문사들이 광고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각 신문사의 광고매출은 전년 대비 3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업계의 전반적인 불황은 규모가 작은 마이너 신문사와 지방지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일간지의 한 간부는 “이렇게 가다가는 하반기쯤 작은 신문사 중에 감원이나 구조조정 얘기가 나올 것 같다”고 우려했다.’ 미디어오늘 2003년 4월 2일 기사 [신문시장 ‘포화’…여론주도력 ‘뚝뚝’]

위의 기사를 보면 신문사의 위기감을 잘 느낄 수 있다. 다른 자료들을 살펴보면 그 위기감이 얼마나 큰지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지난 해 발표된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18~34세 사이의 젊은 층 가운데 41%만 일간신문을 읽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5~34세 사이 연령층이 가장인 미국가정의 33%만 일간신문을 구독한다고 한다. 이런 수치는 1985년 63%와 비교할 때 30%나 낮아진 것으로 갈수록 신문 구독자 수가 감소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으며 특히 젊은 층일수록 종이신문으로부터 멀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같은 현상은 계속되어 신문 구독율이 2005년 21%가지 낮아진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내 대형포탈인 다음은 2003년 3월 초 ‘우리가 만들어가는 세상, 미디어다음’을 출범시켰다. 기존의 신문사 사이트와 착각할 만큼 비슷한 인터페이스와 기자 출신 10여명을 비롯해 25명의 뉴스관련 인력을 통해 기존 신문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다음의 뉴스 이용률을 살펴보면 02년 대비 1년 새 200% 이상 증가했다. 이런 현상은 다음 뿐만 아니라 네이버도 마찬가지며 신문사와 야후!를 포함한 포탈 3사들의 뉴스 방문자 수를 비교해보면 포탈사이트들의 뉴스가 신문사 사이트를 능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한편, 인터넷매트릭스 자료를 보면 디지털조선 등의 신문사 사이트의 경우, 02년보다 오히려 줄어든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신문사의 비즈니스가 Eyeball에 기반한 Business라고 본다면 구독자 수의 감소는 바로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2002년 국내 광고시장 총액이 약 6조 5천억이고 신문광고는 2조 2000억을 기록하여 전체의 31%를 기록했고 온라인 광고시장은 전년대비 44%가 증가한 1850억 원을 기록하였다.

물론 현재 신문광고 대비 온라인 광고가 1/10 수준도 안 되지만 이 차이가 앞으로 계속 줄어들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을 것이고 현재 온라인 광고의 약 45%를 포탈 3사가 장악하고 있는데 이 비율도 역시 높아진다고 가정하면 상대적으로 Cost가 저렴한 포탈의 광고매출이 급격히 증가하는 반면 신문사들의 그것은 갈수록 줄어들 가능성이 높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인터넷 광고의 4대 매체 진입, 홈쇼핑의 백화점 매출 능가, 그리고 미디어다음이란 코드는 모두 디지털컨버전스의 실례를 정확히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미디어다음은 ‘닷컴과 언론사와의 전쟁’으로 해석되면서 디지털 컨버전스가 이제 우리 앞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포탈과 신문사가 직접적인 경쟁관계가 되는 이런 현상을 ‘디지털 컨버전스’라 부른다. 그러니까 디지털 컨버전스란 ‘정보재(Information Goods)를 판매하는 이종 사업자들 간 경계가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밸류체인 간 경쟁이 심화되고 또 이를 통해 새로운 산업, 시장이 창출되는 현상’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디지털 컨버전스의 정의’를 구체화하고 그 사례를 분석하진 않을 것이다. 그 대신 디지털 컨버전스의 중심에 위치한 ‘정보재(Information Goods)’를 이해함으로써 ‘디지털 컨버전스가 왜?, 그리고 어떻게 시작되고 진행될 것인가’에 대한 통찰력을 전달하고자 한다.

디지털 컨버전스의 중심엔 정보재(Information Goods)가 자리잡고 있다. 정보재가 아닌 것은 디지털 컨버전스가 될 수 없다. 그러니까 정보재를 판매하는 산업 간에서만 디지털 컨버전스는 일어난다. 그럼 정보재(Information Goods)란 무엇인가?

정보재(Information Goods)란 디지털화 될 수 있는 모든 것이라 볼 수 있다. 주의할 점은 디지털화 되어 있는지가 아니라 ‘디지털화 될 수 있는지의 여부’이다. 그리고 정보재는 개념적으로 내용을 구성하는 부분과 내용을 담는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정보재를 담는 그릇을 Information carrier라 한다. 즉, ‘포탈은 거대한 고객기반의 Information Carrier’다.

Durable Goods와 Information Goods의 차이점을 위 표가 잘 보여주고 있다. 정보재는 원본을 만드는 비용은 매우 비싸지만 Reproduce에 들어가는 비용은 ‘0’에 가까운 속성을 갖고 있고 가공이 매우 쉬우며 비경합성, 비소모성으로 인해 공공재의 성향을 갖는다. 이런 이유로 컨텐트 유료화란 단어에 사람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말들이 많은 것이다.

앞서 예를 든 뉴스라는 정보재의 경우도 위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한다. 포탈은 기본적으로 뉴스의 도입가격을 ‘0’원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신문사는 포탈과 경쟁을 할 수가 없다. 아마도 신문사는 포탈에 컨텐트 공급을 중단하는 방안까지를 포함하여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기본적으로 디지털 재화가 될 수 있는 모든 것은 정보재이기 때문에 앞으로 디지털 컨버전스는 거의 전 산업영역에서 일어날 것이다. 통신사와 포탈, 포탈과 신문, 방송, 통신과 금융, 포탈과 교육 산업 등은 현재 디지털 컨버전스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좋은 사례다.

디지털 컨버전스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란 부분을 살펴보면 1) 자기 산업 군, 즉 자기가 팔고 있는 재화가 ‘이미 디지털 재화인지 아니면 조만간 디지털 재화로 될 것인지’를 먼저 판단하여야 하고 만약, 그렇다면 2)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할 것인가를 고민하여야 하는데 그 대답으로 David & Danny는 Context-Aware Service란 해법을 이미 제시한 바 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정보재는 기본적으로 재생산 비용이 ‘0’에 가까워지기 때문에 가격을 원가 개념으로 잡을 수가 없고, 경험재이기 때문에 감가상각이 이루어지지도 않으며, 수신자의 Willingness to pay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가치상대성’이라는 독특한 특성을 갖는 재화이기 때문에 이런 이유로 기업은 소비자의 Context를 Aware해야 만이 자신이 판매하는 정보재의 가격을 가장 비싸게 판매하여 이윤극대화를 실현할 수 있다.

글을 마치며

인터넷이 산업의 모양을 가진지 10년 가량 된 요즈음, 정말 오랜만에 청량제 같은 기쁜 소식들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인터넷 주가 상승세를 타고, 인터넷 광고가 4대 매체에 들어서고, 여기저기 사원모집 광고가 다시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에 포탈은 다른 어떤 사업자보다도 Competitive Power를 빠르게 축적해 가고 있다. 잠깐의 화려함, 그 뒤의 ‘버블’이라는 고통이 흐르고 난 지금, 그간 힘들게 지켜온 많은 사람들에게 4월의 따뜻함은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David & Danny와 같은 느낌을 받고 싶다면 2001년에 썼던 2001,한국 포탈 비즈니스 전망과 2001년 온라인 미디어에 대한 단상을 함께 읽어 보시기를 바란다. 2003.04.10

[Reference]

2002년 총 광고비 분석 및 2003년 광고시장 전망, 제일기획
LG홈쇼핑 1분기 매출 3053억 원.. 롯데百 본점 앞질렀다, 한국경제신문
대형포탈-언론사, 총성 없는 전쟁, 미디어 오늘
Principles in cyber market competition, Sigma Insight
Information Rules, Varian, H
정보재의 특징, 판매방식 및 정책이슈, 윤기호
2001년 온라인 미디어에 대한 단상, davidndanny.com
Context?, Context!, davidndanny.com
정보사회의 개념정립 및 정보화 추진방안에 관한 연구, 한국전산원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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