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피시는 섹시하다. 레이저피시는 쿨(Cool)하다. 그리고 레이저피시는 고정관념을 깬다. 도대체 레이저피시가 뭘까. 사전에는 머리부분이 예민하고 날카로운 열대 물고기라고 나와 있다.
맨해튼 소호거리에 위치한 이 회사는 요즘 미국에서 가장 「뜨는」 온라인 에이전시다.자유분방하고 매력적인 웹사이트를 디자인해 뉴요커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레이저피시사에 들어가면 초현대식 구조에 첨단기기들이 들어차 있다. 특별히 디자인된 가구와 저녁만찬을 베풀기 딱 알맞은 고급 테이블도 눈에 띈다. 전체적인 색조는 회색과 푸른색이다.
이곳에 온 사람들은 곧잘 묻는다. 『여기가 컨설팅 업체인가요?』 『아니면 테크놀로지 업체?』 『그렇다면 광고업체겠군요.』하지만 대답은 모두 『No』다.
레이저피시는 독특한 이름만큼이나 정체를 파악하기 어렵다. 이 회사의 CEO 제프리 대치스(32)를 보면 더욱 헷갈린다. 유명 브랜드의 양복을 빼입은 그는 세련되기로 유명한 뉴요커 사이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멋쟁이다.
또 그는 못말리는 파티광이다. 한번은 뉴욕 중심가에서 브라질 음악이 울려퍼지고 댄서들이 흐느적거리는 춤판을 벌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뉴욕경찰은 2000개의 도넛과 4000개의 햄버거, 그리고 매력적인 스트리퍼들을 발견했고 신문에 제프리의 이름이 실린 건 너무나 당연했다.
이렇게 요란한 레이저피시는 투자자들에게 온라인 에이전시의 미래를 보여주는 업체로 알려져 있다. 설립자 대치스는 미니애폴리스에서 하던 사업이 별 재미를 보지 못하자 뉴욕으로 건너와 죽마고우인 크레이그 카나릭과 프리랜서로 웹사이트를 디자인한다.
분석적이고 꼼꼼한 카나릭과 천재적 디자이너 타입의 대치스가 함께 만들어내는 웹사이트는 독창적이면서 어딘가 전위적인 매력이 있었다. 타임워너 패스파인더가 가장 먼저 이들에게 주목했고 그 다음부터는 주문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이들의 고객명단에는 온라인 주식거래시장의 1위 업체인 찰스 슈왑과 온라인경매의 최강자 이베이, 인터넷 커뮤니티의 대명사 더글로브가 포함되어 있다.
그밖에도 코스모폴리턴, 매버릭 레코드, 카네기홀, 스미소니언 박물관 등 유명업체들의 홈페이지를 디자인했다. 오라클, CBS 같은 대기업들과도 함께 일한다.
레이저피시는 단순하게 홈페이지만 디자인해주는 것이 아니라 기술컨설팅을 함께 한다.
테크놀로지와 광고를 혼합해 놓은 회사라고 볼 수 있다. 전자상거래를 위한 웹사이트를 설계하고 마케팅 상담을 해주며 기술자문도 해준다. 이 회사의 매출은 2700만달러.
회사규모는 포털업체들과는 비교할 수 없이 작지만 인터넷광고분야에서는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게다가 포털이나 콘텐츠업체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데 비해 레이저피시는 올해도 120만달러의 순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레이저피시는 최근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잘 나가는 컨설팅업체 i Cube 인수를 발표, 또다른 화제를 뿌렸다. 인터넷 컨설팅분야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i Cube CEO 마이클 펠은 레이저피시의 COO로 남게 될 예정이다.
최근 레이저피시는 모빌폰을 이용한 인터넷 접속이 PC를 압도할 것으로 내다보고 휴대폰 업계의 거인 노키아가 위치한 헬싱키에서 첫번째 무선 애플리케이션 프로토콜사업에 뛰어드는 등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올가닉 온라인의 조너선 넬슨은 이 회사를 가리켜 『깃털장식과 같은 허세(Panache)가 레이저피시의 전부』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바로 그 감각적인 가벼움이 레이저피시의 성공비결이다.-전자신문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