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에 대한 정의나 해석이 각양 각색이어서 이를 한번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이번 포스트를 쓰게 되었습니다.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이 아닌 마케팅(혹은 데이터 드리븐 이전의 마케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으로 좁혀 다룬다고 전제할 때 마케팅이란 “메시지”와 “미디어” 그리고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결정과 실행을 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타겟 그룹을 동일한 속성 그룹으로 보고 TV, 신문, 잡지, 라디오, 옥외광고, 교통 광고를 관통하는 One Grand Message를 고객의 빅 모멘트를 테마로 한 세트의 크리에이티브에 태워 커뮤니케이션 하던 시대의 마케팅입니다. 이상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을 정의해보면 타겟 고객에게 효율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미디어바잉과 고객에게 크리에이티브한(“미닝풀한”) 메시지를 뽑아내기 위한 의사 결정에 “고객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는 방식을 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을 이렇게 정의하면 데이터 베이스 마케팅이나 CRM, SFA, MA, DMP와 같이 이전부터 우리가 들어오던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과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이 어떤 관계인지 궁금해질 수 있습니다.
다소 힘빠지는 주장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데이터 베이스 마케팅이나 CRM, SFA, MA, DMP 등의 마케팅이 모두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의 이전 모습이라고 생각하고있습니다.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이 지금까지 발전해 오면서 4단계의 단계를 밟아 왔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단계가 이전의 단계를 대체하지 않고 그 전 단계와 함께 지속적으로 공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부터 소개할 단계의 구분을 데이터 드리븐의 각각의 유형이라고 정의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부분은 배달의 민족의 모니카님의 날카로운 지적에 공감하여 내용을 일부 수정한 부분입니다. “감사합니다.” )
첫 단계는 2000년 전후의 CRM의 시대라고 할 수 있는시기로 B2C 기업들이 제품을 구매한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브랜드 로얄티를 높히고 장기적인 관계 구축을 목적으로했던 CRM솔루션이나 B2B기업들을 중심으로 사용되어 온 SFA 솔루션의 도입이 활발했던 시기입니다.
이들 솔루션은 기업의 마케터들로 하여금 “고객이 누구인가”, “고객 컨텍 정보”, 그리고 “BANT정보-예산/결정권한/니즈/타임라인 정보”를 쉽게 수집하고 관리하여 다이렉트 메일 등의 방식으로 캠페인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대표적인 CRM이나 SFA솔루션 벤더로는 SAP나 세일즈포스닷컴 등이 있습니다.
두번째 단계는 마케팅 오토메이션의 시대로 MA솔루션은 기본적으로 관심대상인 고객 데이터의 측면에서는 CRM 시대와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가망 고객에게 보내야할 메시지를 어느 타이밍에 보내야하나”를 결정하는데 필요한 트리거링 이벤트나 행동패턴을 판별(스코어링)하는데 필요한 데이터가 MA을 전 세대와 구분하는 핵심이 됩니다.
이들 솔루션은 웹사이트와 이메일 등을 통해 고객 행동 정보를 수집, 평가하여 이를 바탕으로 고객을 세그멘팅하여 특정 시점에 자동적으로 이메일 혹은 기타 1:1 커뮤니케이션 툴을 통해 캠페인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대표적인 MA 솔루션 벤더로는 Hubspot, Marketo 그리고 오라클의 Eloqua 등이 있습니다.
DMP솔루션의 시대라고 부를 수 있는 세번째 단계에서는 앞서의 두 단계에서 기업의 관심 데이터가 자사 웹사이트와 이메일 계정 등을 통해 확보한 기존 고객 혹은 방문객이나 가망고객의 데이터였던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들 고객이 외부 페이드 미디어나 언드 미디어에서 남긴 써드파티 데이터(3차 데이터)까지로 넓어집니다.
DMP솔루션은 캠페인 운영에서 낭비되는 미디어믹스 컷오프, 개인화된 제품 제안, 경험강화, 룩어라이크 타겟팅으로 확률 좋은 신규 고객 확보, 페르소나 프로파일링의 고도화를 구현해주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대표적인 DMP솔루션으로는 Krux나 Neustar 등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의 네번째 단계는 아직도 그 형태가 명확하게 완성된 것은 아니나 대략 2015년 이후부터 시작된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솔루션으로는 Programmatic Creative솔루션으로 불리우는 CMP(Creative and Content Management Platform)와 DCO(Digital Creative Optimization) 등이 이 부류의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전 세단계에서는 크리에이티브와 컨텐츠와 관련된 부분이 다뤄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네번째 단계에서는 고객데이터로부터 추출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광고 크리에이티브와 가이드가 자동적으로 만들어지는 단계로까지 나아갑니다. 대표적인 CMP솔루션으로는 Celtra, Thunder 등이 있습니다.
저는 이상에서 소개한 네 단계의 발전과정에서 나타난 모든 방식들이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의미에서도 이상에 소개한 각 단계는 출현의 시기를 말하는 것일 뿐 실제적으로는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의 4가지 종류라고 이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현실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마케터들은 이 네단계를 꼭 순서대로 수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네 단계를 한꺼번에 혹은 일부를 순서와 관계없이 도입할 수 있습니다. 어떤 특정 패턴이 모든 기업에게 정답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은 어떤 기업의 마케팅도 피해갈 수 없는 필연적인 귀착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메시지와 크레에이티브 그리고 미디어의 결정을 마케터의 감에 기댈 수 있는 시대는 이미 끝났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