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2월 18일, 구글이 블로그 소프트웨어 생산자인 샌프란시스코의 작은 기업 Pyra Labs사를 인수했다. 세계에서 가장 사랑 받는 검색엔진인 구글이 최근 1인 미디어로 각광 받고 있는 블로거를 인수한 이 News는 여러 소식통에 의해 전달되었다. 하지만 시사하는 바가 커 보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다양한 분석은 찾아보기 어렵다.
We’re thrilled about the many synergies and future opportunities between our two companies Pyra사의 CEO인 Evan Williams가 회사가 인수되는 시점에 소감을 밝힌 것인데 시너지가 많을 것이다라는 언급만 하고 구체적인 발언은 없었다. 다만 갑작스러운 변화는 당분간 없을 것, 그리고 구글이 블로거를 호스팅 한다는 것만 알려져 있다.
구글이 블로거를 인수한 이유에 대해 고민하기에 앞서 먼저 구글과 블로거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두 기술, 두 회사의 만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 위해서 말이다.
구글은 95년 스탠포드 대학의 학생들이 기존의 웹이 연관성이 떨어지는 수 만개의 웹 페이지를 뿌려주는 문제를 풀기 위해 PageRank라는 알고리즘을 생각해 내는 것으로 시작된다. PageRank는 어떤 도큐멘트에 대해 향하고 있는 링크가 많을수록 그 대상 페이지는 중요한 것이라는 아이디어다.
무작위 네트워크가 아닌 웹의 선호적 연결이 허브를 만들고 그 허브가 다른 노드들에 의해 우선적으로 링크되고 있다는 가정을 통해 허브들에 대한 검색결과를 먼저 보여준다는 이 아이디어는 검색결과에 대한 만족을 한 차원 끌어 올렸다.
블로그는 RSS가 핵심이다. 어떤 사람들은 블로그가 RSS를 쓰던 쓰지 않던 ‘일종의 저널’이라면 다 블로그라고 하지만 블로그와 그와 비슷한 형태의 것들-개인 홈페이지나 게시판 등-을 구분 짓는 중요한 요소는 분명 RSS다.
RSS에 대해 길게 설명하는 것은 본 글과는 거리가 있으므로 간략하게 정의와 히스토리만 집고 넘어간다. RSS 정의는 UserLand Software와 RSS-DEV Working Group의 정의가 다르지만 여기서는 후자인 RSS-DEV Working Group 그룹의 1.0 정의를 옮기도록 한다.
RDF Site Summary (RSS 1.0) is a lightweight multipurpose extensible metadata description and syndication format. RSS is an XML application, conforms to the W3C’s RDF Specification and is extensible via XML-namespace and/or RDF based modularization.
RSS 1.0에서 네임스페이스와 RDF가 활용됨으로써 기존 에 비해 기계가 보다 잘 이해하는 방향으로 진화되고 있다. 물론 0.9x를 계승하고자 하는 2.0과의 경쟁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Blog의 히스토리를 살펴보면(여기서는 UserLand의 히스토리를 바탕으로) 1997년 UserLand가 XML로 format을 만들고 1999년 3월, Netscape가 My.Netscape.Com을 위해 RSS 0.9를 만든다. 1999년 7월, Netscape는 RSS 0.91을 발표하게 된다.
Netscape가 더 이상 이를 발전시키지 않게 될 때 Dave Winer가 이것을 자신의 Manila 프로젝트로 계승시키며 오늘날에 이른다. RSS의 원래 의도는 자신이 관심 있는 특정 채널의 컨텐츠가 새로 등록되면 그것을 하나의 창에서 바로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이제 본론으로 돌아가서 구글이 블로거를 인수한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하나는 검색결과의 넓이와 깊이를 증진시키기 위해서고 다른 하나는 광고매출의 증대를 노리기 위해서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메타-포탈로의 진화를 꾀하고 있음이다.
보다 풍부한 정보를 검색결과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은 2000년부터 있었다. Deja가 파산할 때 구글은 ‘alt.sex.bondage’부터 ‘alt.humanities.classic’에 이르기까지 인터넷 뉴스 그룹과 연결된 8억 개의 게시물을 헐값에 사들였고 지금은 http://groups.google.com 이란 이름으로 서비스 되고 있다.
뉴스그룹은 웹 이전부터 전문적인 정보교류가 활성화 된 장이었고 구글은 이를 자기의 검색에 붙임으로 해서 검색결과의 깊이와 넓이를 더하고 있다.
블로거 인수를 통해서도 마찬가지의 결과를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뉴스그룹과 블로거 둘 다 정보의 신뢰성 측면에서는 불완전함이 존재하고 있지만 어차피 검색결과에 대한 평가는 유저들이 자신이 필요한 정보와의 연관성에 비추어 판단하기 때문에 훨씬 만족스러운 결과를 제공(블로거는 기본적으로 검색하고 있는 유저의 관심사-채널과 링크-를 파악하고 있으므로 검색결과에 있어 현재 PageRank 이상의 정보가치가 높은 결과를 제공할 여지가 충분히 존재한다)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광고매출 증대에 기여한다. 지금까지 구글의 유일한 수익원은 광고다. 그만큼 구글에게 있어 광고는 중요한데 이를 위해 최근 어플라이드 시맨틱스(Applied Semantics)라는 기업을 인수했다.
어플라이드 시맨틱스의 컨텐츠 스캐닝 기술은 네티즌이 이용하는 검색어 뿐만 아니라 네티즌이 인터넷에서 실제로 읽는 페이지에 근거해 맞춤광고까지 제작할 수 있다.
블로거를 통해 구글은 많은 개인 홈 페이지를 확보하게 된다. 이것이 늘면 늘수록 컨텐츠도 많아진다. 그런데 단순히 수량적 측면뿐만 아니라 블로거의 홈페이지들은 자신의 관심사별로 다른 많은 홈페이지들과 링크되어 있기 때문에 Group-Focus된 광고가 노출되고 이것은 그 그룹의 Context와 맞아 떨어질 확률이 높다.
마지막으로 메타-포탈로의 진화를 꾀하고 있음이다. 지금까지 구글은 We do search, and we don’t want to be a portal을 표방하며 기존에 돈 많은 포탈들을 잘 활용하며 성장해 왔다. 그런데 이제 구글은 메타-포탈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기존 포탈이 “Gateway에서 Destination으로”를 외치며 Yellow Page에서 컨텐트, 커뮤니티, 전자상거래를 급속하게 늘려갔던 것과 비슷하게, 하지만 방법에 있어서는 다르게 또 다른 모양의 포탈을 만들어 가고 있다.
메타-포탈은 그 스스로 Destination을 지향하지 않지만, 대신에 웹 상에 있는 정보들에 대해서 풍부한 메타정보(주요 허브들은 누구인가?, 누가 거기에 속해 있는가?)를 소장하고 있으며 뿐만 아니라 접속한 유저의 Context(Google은 블로거를 통해 쉽게 내가 가지고 있는 링크들을 리스트 할 수 있다)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나에게 맞는 범주 내에서 검색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구글은 내가 검색한 페이지와 그것과 링크 된 페이지들을 연결하면서 나의 Context를 비교적 정확히 읽어내려 할 것이다)를 잘 알고 있는 관문의 형태(Dynamic-Personalized Link Collections 형태)를 말한다.
Google News, froogle, Google Answer 등의 구글 서비스들은 기존의 포탈과는 다르게 Web을 재구성하고 있다. “Gateway에서 Pathway까지” 구글은 기존의 포탈과는 경쟁하지 않도록 계속 다른 모양새를 유지하면서 포탈들과 주요 허브들에게 동시에 속해 있는 노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그리고 결국엔 포탈들과 주요 허브들도 구글의 인도가 필요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