知의 편집공학

seigo

마쓰오카 세이고 선생님의 ‘지의 편집공학’은 역사를 ‘정보’라는 관점으로 관찰하고 그 통찰력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이 책은 웹설계를 맡고 있는 설계자들 뿐만 아니라 인터넷 비즈니스를 깊게 풀어 나가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보아야 할 양서이다.아래는 필자가 인상적으로 느낀 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컴퓨터에는 이야기가 부족하다

이야기가 컴퓨터로 처리된다는 것은 트리형 네트워크나 스프레드 시트 등으로 정보 처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지식이 이야기 구조 속에 표시될 수 있다”는 확신을 다시 출발점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어떤 절차가 데이터를 참조하는 경로가 언제나 한 곳으로 한정되어 버리는 애로가 있기 때문이다.그 때문에 병렬처리가 불가능해진다.이야기라는 것은 중심 축에 “바람이 불면 나무꾼이 돈을 번다”와 같은 하나의 줄거리가 있어도, 그 진행 도중에 얼마든지 샛길이 병존해 아주 복잡한 상태를 만들어 낼 수 있다.컴퓨터는 그것을 표현하지 못한다.

더구나 컴퓨터 속에서는 우리와 세계 사이에서 도리어 지식이 틈을 만들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지식을 수치적인 단위로 처리하고 다루게 된다.

그렇다.’편집’은 결국 정보가 다양한 직무를 손에 넣고,한 때의 장면을 상연하는 게임을 다른 시점에서 동시 분산적으로 연출하는 것이다.

정보는 배우이고,시스템은 무대이다.여기에서는 정보라는 배우는 단순한 의미단위에 그치지 않고,어떻게 움직이느냐 하는 조작성을 복속 시킨 모듈이어야 한다. 다만 거기에는 적어도 하나 이상의 ‘이야기’가 필요하다.

정보라는 배우는 그 이야기에 따라 극적으로 움직인다.그것은 곧 이야기와 배우 사이에 몇 개의 ‘관계 선’이 링킹되어 있다는 것이다. 영화가 그렇게 만들어져 있듯이,또 가부키가 그렇게 만들어져 있듯이….새로운 컴퓨팅은 이처럼 빠져 나갈 수 있는 길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형 구조로 만들어지길 바란다.

가슴 설레는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것이 지니는 첫번째 특징은 거기에 나타나는 사건이나 지식이 각기 ‘자기 자신에 관한 정보’의 하이퍼링크화를 지니고 그곳에 출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가슴 벅차기 위해서는 논리니어(비정형) 한 구조감각이 흘러 넘쳐야 한다는 것이다.이미 논리나 논쟁이 재미있는 시대는 오래 전에 끝났을 것이다.좀 더 덧붙인다면 가슴 설레기 위해서는 불안정하고 불포화적인 술어성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향해 용기를 갖고 손을 내밀어야 한다.

세 번째 특징은 종래의 지식의 열거법에 큰 의문을 품고 새로운 재편성에 나선다는 것이다.지식이라는 것은 양날의 칼과 같은 것이다.도움이 되기도 하고 방해가 되기도 한다.이미 가슴 설레지 않게 된 지식도 많다.”지식을 편집하지 말고,편집을 지식으로 만들어야 한다.”

편집은 어디에서나 어떻게든 시작된다.

세상 속에 있는 시설이나 툴,미디어를 사용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자신이 ‘한 사람의 매거진’이 되고,’하나의 프로그램’이 되고,’한바탕 불어 대는 악기’가 되는 것이 더 통쾌하다.우리는 저마다 하나의 래디컬 히스토리이고,또 하나의 에디토리얼 엔진이다.

정보는 살아있다
정보는 홀로 존재할 수 없다
정보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정보는 언제나 갈아타고 갈아입고 바꿔 든다

2000년 12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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