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는 있고 한국에는 없는 SEO

naver

일본 IT에는 있고 한국 IT에는 없는 것 중의 하나를 꼽으라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SEO 분야가 아닐까 싶다.

SEO는 검색 엔진 최적화(Search Engine Optimization)을 뜻하는 말이고, 검색 결과의 1페이지에 자신이 관리하는 웹페이지가 리스트인되도록 하는 일련의 작업을 말한다.

일본의 SEO시장은 2011년에 약 220억엔, 2012년엔 240억엔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을 정도로 큰 분야인데도 불구하고 한국에선 아에 존재하고 있지 않다.

한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미국, 중국, 일본 등등)에서는 SEO가 디지털 마케팅의 핵심 시책의 하나로 자리 잡은지가 오래되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런 국내 상황은 상당히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한국에도 많은 분들이 이게 SEO아니야? 라며 혼돈하는 검색결과 상단 점유를 위한 네이버 서비스에 기반한 바이럴 마케팅이 존재한다.

네이버의 통합검색의 결과 페이지의 상단에 위치시키는 것을 SEO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한가지만 말을 한다면 네이버는 검색이 아니다라는 의견을 가진 저로서는 한국에서의 SEO라는 것은 정상적인 SEO가 아니라 NTO(네이버 통합 검색 최적화)라 불러야하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검색이라면 매일 매일 새롭게 생겨나는 수 많은 웹 페이지를 ① 크롤링하고 ② 인덱싱하고 ③ 이렇게 모아논 웹 페이지에 랭킹을 하는 것을 기본적인 업무로 해야 한다. 남이 쌓아놓은 정보를 맘대로 크롤해서 자신들의 비지니스에 사용해도 좋다고 사회가 인정해 주는 이유는 검색이 공공성이 강한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우리들이 인지하고 있던 하고 있지 않던 간에 검색 서비스를 저작권법의 기준으로 문제 삼지 않기로 해줌으로써 정보를 찾는 사람과 정보를 생산하는 사람들을 정보(컨텐츠)를 매개로 연결해주는 일이 “사회의 인프라”임을 공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검색 사업자에게 우리 사회가 사회의 정보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를 통해서 영리를 목적으로 한 사업을 하게 해주는 대신에 많은 연구비용과 노력과 리스크를 동반하는 의무, 즉 새롭게 생성되는 수 많은 정보를 잘 크롤링하고 인덱싱하는 일을 의무로서 부과한 것이다.

검색 사업자가 해야하는 일을 크롤링, 인덱싱, 랭킹이라고 할 때, 그 어느 것 하나 기술적으로는 쉬운게 없는게 검색이지만, 비지니스적으로만 보면 가장 맛있는 부분이 검색엔진의 랭킹 부분인데 반해 많은 일을 해도 고생한 티도 잘 않나고 비용만 많이 들어가는 부분이 정보를 크롤하고 인덱싱하는 부분이다.

오늘 말하려는 본 주제는 아니다, 이 부분에서 네이버가 우리 사회에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네이버는 통합검색이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다른 검색 서비스를 서비스의 품질로서 압도한 적이 있다. 대략 2001년에서 2002년에 벌어진 일이라고 기억하는데 이 당시에는 통합검색이 고객들에게 대단히 신선했다.

거기에 블로그와 지식인이 더해지면서 우리들은 네이버에게 트래픽을 몰아줬다. 그러나 지금은 그 시점에서 10년의 세월이 지났다. 네이버가 좋아서라기 보다는 이제 네이버=검색이되어버려서 네이버 이 외에서는 검색을 하려하지 않는다.

시장 점유율 80~90%라는 수치가 이런 우리나라 검색 시장의 상황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까지 온 과정의 일어났었던 여러 일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현 상황이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느끼고 있는 부분이다.

말이 많이 돌아왔지만, 네이버는 검색 서비스가 시장에서 절대적 위치에 있는 만큼(그만큼 엄청난 매출과 수익을 내는 만큼) 아무리 비용이나 노력이 들어가더라도 웹 페이지들에 대한 크롤링과 인덱싱이란 의무를 제대로 감당하고 이를 고객 만족도 높은 결과를 보여주도록 랭킹 알고리즘을 고도화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이게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

외국어로 된 컨텐츠들는 나두고라도 전 세계에서 한글로 생산되고있는 컨텐츠들 만이라도 충실하게 크롤링하고 인덱싱해서 우리들에게 제공해줘야할 의무가 네이버에게 있다.

그런데, 네이버는 이런 의무를 뒤로하고 시장 점유율이 통합검색의 만족도를 증명이라고 하고 있는 양, 현 상황 속에 숨어서 맛있는 열매만 따먹고 있는 것이다.

또한 컨텐츠 사업자로서도 절대적인 위치(이 위치를 가지게된 과정은 별도로 하더라도)를 가진 네이버 내부의 컨텐츠를 다른 회사의 검색로봇들이 크롤하거나 색인하기 어렵게, 아니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빈번하게 내부 URL체계나 웹 구조를 바꾼다는 이야기는 사실 업계에서는 꽤나 잘 알려진 이야기다. 네이버 내부의 컨텐츠 중에서 UCC의 컨텐츠가 네이버 것인가? 물어보고 싶다.

아무튼, 이런 상황이다보니, 한국에서는 SEO가 들어설 틈이 없다. 디지털 마케팅의 핵심인 검색엔진 대책에서 SEO는 없고 SEM(검색 유료 광고)에만 기대는 기형적인 상태가 된 것이다. 이렇다보니 생기는 문제들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1. 네이버 안의 서비스가 아닌 개별 웹 사이트를 통해 제공되는 컨텐츠는 검색 결과에서는 노출될 기회가 거의 사라져버렸다.

2. 따라서, 새로운 정보의 확산 속도가 느려졌다. 그나마 최근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가 정보 유통의 숨통을 약간 열어줬지만…

3. 작은 벤처들이 돈 없이 서비스를 마케팅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SEM을 할 돈 마저 없다면 회사의 성공이 운에 기댈 수밖에 없어진다.

4. 홈페이지를 기업에 제공하는 작업 업체들에게 좋은 수익원이 될 수 있는 SEO시장이 없으므로 작은 IT기업들이 SI시장으로 몰리게되는 원인이 되고 경쟁이 심해져서 수익성이 더 나빠지는 악순환을 가속화시켰다.

5. 한국의 기업들이 SEO를 너무 모르고 이용할 필요도 없었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SEO가 상식인 해외에서 고전하게된다.

이 외에도 많은 다른 문제들이 SEO 분야의 부재와 네이버 검색의 시장 독점과 관련되어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이야기하기로한다.

아무튼,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검색 시장 점유율에서 네이버의 비중을 적어도 60%대로는 떨어뜨려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젠 나라도 좀 나설 차례가 된 것 같다. 한국 IT분야에도 어서 SEO가 중요하게 자리 잡혔으면 좋겠다.

More from Danny
아이러브스쿨과 포탈들의 역학관계
앞서 아이러브스쿨과 M&A 칼럼에서는 포탈이 아이러브스쿨을 인수 합병하는 본연적인 이유에 대해 설명하였다.이번에는...
Read More
Leave a comment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19 − 10 =